코엑스에서 미팅이 있어서, 조금 일찍 갔다. 금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.
갑자기 한 시골도시 출신의 아가씨 둘이 길을 물었다. (부산사람이다) 친절하게 가르쳐주자, 감동하였는지, 한 아가씨가 갑자기 사주팔자 뭔 관상 등등을 막 얘기를 해주기 시작했다. 어이가 없었지만, 그냥 가면 무색할까봐 조금 들어주었다. 사람들이 많은 길 한가운데 서서
점순이 :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. [난데없이] 결혼 일찍 하시면 큰일 납니다
나 : 네?
점순이 : 결혼 일찍하시면 안되요
나 : 벌써 6년째고 큰애가 한국 나이 5살, 둘째가 3살인데요.
점순이 : ...... 아 네,,,, 늦게 했으면 좋았을텐데,,,,, 아이들이 예쁘겠네요.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?
나 : 31입니다.
점순이 : 생일이 5월 아니신가요?
나 : 8월 입니다.
점순이 : 아 네...... 보니까, 기관지 하고 허리가 안좋으시네요.
나 : 그래요?
점순이 : [또 갑자기] 물을 조심하세요. 수영 못하죠?
나 : 조금 하는데요
점순이 : ...... 부모님이 절을 다니시죠?
나 : 외가 친가 다 교회 다니십니다. [이렇게 틀리는것도 초능력인듯]
점순이 : 얼굴을 보니 한 37-38세쯤에 재물이 많이 모이네요
나 : 그렇군요 [그런소리는 저도 할수 있는데]
점순이 : 관상이 여자 관상이세요
나 : 그래요? 뭐 어쩔수 없죠. 허허 [그래서 계속 틀리나용?]
점순이 : 성형을 하시더라도 절대 코는 건들면 안되요.
나 : 푸하하 [왠 성형] 성형 생각도 않하지만, 기억할께요
점순이 : 그리고 건강을 유의하셔야 해요.
나 : 네.
점순이 : 보통 이런것을 알려드리면, 작은 음료수라도 받아야 하는데.....
나 : 네? [사기 당한 기분... 묻지도 않았는데.... 맞친것도 없고.... 믿지도 않는데]제가 미팅이 있어서
점순이 : 그래도 작은 거라도 받아야 하는데
나 : 저기 편의점 보이는데, 음료수 드실래요?
점순이 : [엄청 실망한 표정] 커피라도 사주실래요?
나 : 그러죠. 저는 마셨고, 가야 하니까, 두분 사드릴께요.
점순이 : 네... 아 그리고 말씀 드린것 누구에게 말하면 안되요...
그리고 나는 이 둘을 파스쿠치로 데리고 가서, 비싼거 대형 두잔을 오더해주고 헤어졌다.
뭔가 사기맞은 느낌으로 멍 했지만,,, 자선 활동 한 샘 치고 웃으며 넘어갔다.
왜 한국에 이렇게 '신'들린 사람이 많은지.. 좀 들라면 제대로 들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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